쓴 것/페미니즘 (14) 썸네일형 리스트형 5월 24일이 뜻깊은 날로 남기를 바랐다 5월 24일이 뜻깊은 날로 남기를 바랐다(2017.05.24)(http://magazine.freecamp.kr/archives/3974) 5월 24일이 뜻깊은 날로 남기를 바랐다. 한국에서는 A대위의 무죄가, 대만에서는 아시아 최초의 동성혼 법제화가 선고되는 날이기를. 비록 한국은 고작 몇 년 전 계간(鷄姦)이 항문성교로 바뀌었을 뿐,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것을 행위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을 가진 나라지만, 그것이 ‘진보’하는 시대에 밀려 무너져 내리는 그 시작을 맞이하고 싶었다. 멀지 않은 나라 대만에서, 동성애자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법적 결합을 맺거나 혹은 거부할 자유를 쟁취하고, 그 누구도 자신의 성적 정체성·성적 지향·젠더 표현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아야 함을 다시 한번 알리는.. 그럼에도 이퀄리즘이 아닌, 페미니즘이어야 하는 이유 그럼에도 이퀄리즘이 아닌, 페미니즘이어야 하는 이유(2017.02.19)(http://magazine.freecamp.kr/archives/3750) ‘평등을 위한다면서 왜 평등주의(이퀄리즘)가 아니라, 여성주의(페미니즘)인가?’ 이는 페미니즘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말들 중 하나다. 성평등을 위한 운동이 ‘여성주의’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떤 이들은 의아함을, 더 많은 이들은 적대감을 드러낸다. 누군가는 ‘이퀄리즘’이라는 겉으로 보기엔 아주 매끈하고 점잖은 ‘평등주의’를 이야기한다. 진짜 평등은 페미니즘이 아닌, ‘이퀄리즘’에 있노라고. “페미니즘은 여권 신장을 위한 운동이다”라는 진술은 참이지만, 페미니즘과 여권 신장이 서로 완전히 포개어 진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페미니즘.. 교차성을 상상하기 나의 빈곤, 그리고 페미니즘(2017.07.20)(http://magazine.freecamp.kr/archives/3753) 나는 날 때부터 저소득층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빈곤은 성장의 기억 곳곳에 들어차있고, 현재의 삶에서도 주위를 두리번거릴 때마다 마주하게 된다. 저소득층이라는 사회경제적 배경과 그 정체성은 삶을 옥죄는 사슬이다. 무언가를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조금 더 멀리 있는 것들을 마주하기 위해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싶을 때, 단단하고 아프게 발목을 당기는 무언가. 점차 무뎌지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나는 꽤 힘들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어’라고 생각했다. 빈곤과 불평등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선택했던 학과에는 여성학 수업이 있었다. 그곳에서 배운 ‘교차성’ 개념은 나의 세계를 크게 뒤흔.. <귀향>으로부터 ‘위안부’ 재현에 대하여 묻다. 으로부터 ‘위안부’ 재현에 대하여 묻다. 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페이스북에서도 여러 형태로 공유되는 걸 보고 있다. 메인 예고편을 보고 좀 더 명확한 불편함이 생겼다. 어떤 텍스트에 관하여 이야기하려면 그것을 보아야 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보지 않을 것 같다. 예고편이 영화의 주요한 장면들(감독이나 영화사에서 선별해낸)이라고 전제하고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영화를 보지 않고 하는 이야기이기에 반쪽도 안 되는 말들이다. 재현은 선택의 문제다. 재현하는 이가 재현하고자 하는 것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를 선별하는 작업이다. 재현은 그것이 재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어떤 것은 '기억되어야 할 것'으로 만들지만, 재현되지 못한 어떤 것들을 (의도와 상관없이) 은폐한다. 선택된 .. 일본군 ‘위안부’, 어떻게 기억하고 현재화할 것인가 일본군 ‘위안부’, 어떻게 기억하고 현재화할 것인가.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의 건립과정과 재현 방식을 중심으로 Ⅰ. 들어가며 ‘위안부’ 문제는 역사적 사건인 동시에 현재적 사건이다. 이는 ‘포스트식민의 상흔’을 갖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며, 포스트/식민국가 한국이 ‘위안부’에 교차되어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안부’ 운동은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스피박), 바꿔 말해서 ‘서발턴의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는가’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40여 년간의 침묵을 딛고 등장한 생존자의 목소리를, 그들을 침묵하게 했던 민족주의의 공적 기억으로 포섭하려는 힘들에 맞서 주체화하고 현재화하려는 탈식민주의-페미니즘의 역사이기도 하다.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 젠더폭력의 관점에서 본 데이트 폭력과 미디어 재현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 -젠더폭력의 관점에서 본 데이트 폭력과 미디어 재현 1.들어가며 명명되지 못한 피해들이 있었다. 어떤 것은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일로 치부되었다. 또 어떤 것은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일, 그저 사적인 일, 드러내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이 되었다. 가해는 우발적, 병리적인 개인의 일탈이고 피해는 운이 나빠서 혹은 피해자가 잘못했기에 발생한, 사회구조와는 무관한 일들이 되었다. 사회는 언어 없는 이들의 입을 오랫동안 틀어막은 채 아무 일 없다는 듯 흘러왔다. 2015년 한국에서는 IS 김군, 김태훈, 장동민 사건과 ‘메르스 갤러리’, ‘남성 진보 논객 데이트 폭력 사건’ 등이 이슈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성혐오와 젠더폭력을 인지하고 명명하고 비판하기 시.. ‘메갈’이라는 기표와 페미니즘 비난의 우회로 ‘메갈’이라는 기표와 페미니즘 비난의 우회로 (2016.07.24) 온라인 여성혐오와 ‘이대녀-여성부-꼴페미’라는 프레임 1990년대 말 명명조차 되지 못한 여성혐오가 사회에 공기처럼 존재할 때, 군 가산점제 위헌 판결은 PC통신이라는 매체 환경과 만나며 온라인 여성혐오의 서막을 알렸다. 기존에 존재하던 여성혐오적 표현과 지칭들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고 개똥녀, 된장녀, 김치녀 등 ‘xx녀’, 맘충, 로린이, 메퇘지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새로운 언어들이 발생되고 확산됐다. 여성혐오 표현이 다양하게 확산된 것에 비해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주체들에 대한 프레임은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도 ‘이대녀’, ‘여성부’, ‘꼴페미’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 모호한 세 .. ‘고려대 카톡 성폭력 사건’과 ‘박유천 사건’ ‘고려대 카톡 성폭력 사건’과 ‘박유천 사건’ (2016.06.19) 1.‘고려대 카톡 성폭력 사건’ 집단 내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집단 구성원은 가해자를 비정상으로 만들고 집단 외부로 축출하고 싶어 한다. 집단 내에 ‘정상성’을 지켜내고 자신은 ‘예외’임을 확인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우리는 많은 사건들에서 마주했었다. 성폭력, 성희롱 등의 문제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축출의 낙인은 ‘일베’다. 과거 서강대, 국민대, 이번에 고려대에서도 언제나처럼 ‘쟤네 일베네’라는 말이 나왔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가해자는 ‘일베(비정상)’이고, 성폭력은 ‘비정상’적인 이들의 ‘비정상’적인 행위일 뿐이다. 이들의 가해와 집단의 구조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여기 있는 우리에게는 아무 죄가 없다. 낙인은 때로 사회가 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