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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 것/습작

습작(2020년 10월 11일)

어제의 우울은 어떤 문턱을 넘은 것 같다
오늘의 우울은 오늘의 우울
내일이라고 우울이 다음 계단을 밟지는 않는다
그래도 내일의 우울은 내일의 우울
관통하는 것은 우울 펼쳐지는 것도 우울
우우 울어보아도
바뀌는 것 없는 우울
변하는 건 나뿐인 우울
그래봐야 우울은 우울

우울
우울이 우울
우울은 우울
우울을 우울
우울의 우울
우울 안의 우울
우울 속의 우울
우울 밖의 우울
우울 옆의 우울
우울 앞의 우울
우울 뒤의 우울
프리즘에 쥐어짜 터져 나온 과즙처럼
온몸을 문대고 마음을 풍기는
울우
뒤집으면 맥이 빠지는
그런데도 대체 뒤집어지지가 않는
미지근하게 시린 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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