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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것/부르디외

[정리] 3부 성찰적 사회학의 실천 - 파리 워크숍 (『성찰적 사회학으로의 초대』)

[정리] 3부 성찰적 사회학의 실천 - 파리 워크숍

피에르 부르디외·로익 바캉. (2015; 1992). 성찰적 사회학으로의 초대. 이상길 옮김. 그린비.

(강조 및 소제목은 정리자 / *은 문장 수정)

 

연구의 핵심으로서 대상의 구성

   실제로 중요한 것은 대상의 구성[각주:1]이다.(354)

 

1) 이론과 방법론의 분할이라는 인식론적 대립의 거부

   대상의 구성은 ··· 가장 중요한 조사 연구 절차임에도, 특히 이론방법론의 대립을 둘러싸고 조직된 지배적 전통에 의해 아주 철저하게 무시되어 왔다.(359) (*탈콧 파슨스(거시, 이론)-머튼(중범위, 양자의 상호작용)-폴 라자스펠트(미시, 방법론)라는 과학적지주 회사) ‘이론방법론의 분할은 인식론적 대립을 구축한다. 이 대립은 사실 특정한 시기 과학적 노동의 사회적 분업을 구성하는 것이다. [부르디외-정리자]는 두 추상[이론과 방법론]을 결합함으로써 구체성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두 가지 별개의 심급으로의 이러한 분할은 철저히 거부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대상 구성에서 가장 경험적인기술적 선택은 가장 이론적인선택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360)

 

2) 관계 중심적으로 사유하기

   장 개념은 조사 연구의 모든 실질적인 선택을 지배하거나 방향 지을, 대상 구성 양식의 개념적인 속기술로 기능한다.(364) 그것은 내가 구성한 대상이 관계망 속에서 잘 포착되고 있는지 매 단계마다 확인해야만 한다는 점을 알려 준다. 그 관계망, 즉 장이야말로 그 대상에 가장 두드러진 특질들을 부여하는 것이다. 장 개념은 우리에게 방법의 가장 중요한 지침을 일깨운다. 그것은 사회 세계를 실재론적realist 혹은 실체론적substantialist 방식으로 사고하려는 원초적 성향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 저항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관계 중심적으로 사고해야만 한다.(365)

그런데 관계의 관점에서보다는 집단이나 개인과 같은, 어떤 의미에서 손으로 만져질 수있는 실재의 견지에서 사고하는 편이 더 쉽다.(365) ··· 관계적 분석의 주된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이용 가능한 자료가 개인 혹은 제도에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 공간은 대개 개인들이나 구체적인 제도들 사이 속성들의 분포 형식 속에서만 포착될 수 있다는 점이다. ··· 하지만 그렇게 할 때, 사전 구성된 사회적 단위들이라는 실재로의 회귀를 매 순간 경계해야만 한다.[각주:2](367)

 

3) ‘가능한 것들의 특수한 사례

   문제는 바슐라르(Bachelard, 1966[1949])가 말했듯이 개별 사례를 가능한 것들의 특수한 사례로 구성함으로써 그것을 체계적으로 탐문하는 것이다. 이는 그러한 탐문에 의해서만 밝혀질 수 있는 일반적인 혹은 항상적인 속성들을 끌어내기 위해서이다.(371)

(장의 항상적인 법칙의 지식에 바탕을 둔) 상동성의 직관에 근거한 유추 추론은 대상을 구성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 그것은 과학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일반화의 의도를 실현시켜 준다. 형식적이고 공허한 개념적 구성물들의 인위적이고도 관계없는 적용을 통해서가 아니라, 특수한 사례를 진정 그 자체로 사유하는 특수한 방식을 통해서이다. 이러한 사유 양식은 가능한 것들의 특수한 사례로 구성된 개별 사례를 관계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해주는 비교 연구법 안에서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논리적으로 온전히 구현된다. 이는 상이한 장들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 상동성에 의존함으로써 이루어진다.(372) ··· 관행화된 비교 상황은 ··· 대상을 특수화/개별화하도록, 그것을 특수한 개별 사례로 인지하도록 만든다. 동시에 ··· 비교 상황은 일반적인 질문들의 적용을 통해서 개별 사례가 독특성의 외관 아래 감추고 있는 불변의 특성들을 발견하고 또 일반화하도록 만들 것이다.(373)

 

4) 상식과의 단절

   과학적 대상의 구성은 어떤 무엇보다도 상식과의 단절을 요구한다. ··· 사전에 구성된 것은 어디에나 있다.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회학자는 그것에 둘러싸여 있다. 그러므로 사회학자에게는 자신이 그 산물이기도 한 대상-즉 사회 세계-을 이해하는 임무가 맡겨진다. 이때 그가 이 대상에 제기하는 문제와 그가 쓰는 개념이 이 대상 자체[사회 세계]의 산물일 가능성이 크다(분류용 개념, 직업 명칭과 같은 일반적 개념, 분과 학문의 전통으로부터 전수되는 학문적 개념 등의 경우에 특히 그렇다).(374) ··· 사회과학은 언제나 그것이 사회 세계에 대해 제기하는 이슈들을 그것이 연구하는 사회 세계로부터 받는 경향이 있다. 각 사회는 매 순간 논의될 만한 가치가 있는, 공적인 것이 되고 때로는 공식화될 만한, 어떤 의미에서는 국가에 의해 보장되는,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수많은 사회 문제들을 부지런히 만들어 낸다.[각주:3](376) ··· 어떤 문제와 개념의 자명성객관적 구조와 그것을 문제시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주관적 구조 사이의 일치에서 기인하는 것이다.(374) ··· 구성하지 않는 것은 구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것은 이미 구성되어 있는 무언가를 기록하는 것-그리하여 승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375) ··· 언어는 사회학자에게 각별히 극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그것은 사실상 자연화된 사전 구성물의 거대한 저장고이다.[각주:4](381) 이 사전 구성물은 [사전 구성물이라는 사실이] 그 자체로 인지되지 못하고 [사회학적 대상] 구성의 무의식적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직업 분류법) (382)

   단절의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문제, 대상, 사유 도구들의 사회사, 실재의 사회적 구성 작업의 역사에 있다. 그러한 작업은 전체 사회 세계 안에서, 이런저런 전문화된 장에서, 특히 사회과학 장에서 수행된다. ··· 자신이 대상으로 택한 문제들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이 문제들의 출현과 그 점진적 구성의 역사, 즉 종종 경쟁과 투쟁을 통해 완수되는 집단적 작업의 역사를 추적해야만 한다. 이 집단적 작업은 이러저러한 이슈들이 정당한 문제로서, 공언하고 공표할 수 있는 공공의 공식적 문제로서 알려지고 인정받게 만드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드러난다.(378) ··· 이 모든 경우에서 우리는 (모든 연구자들이 갖는 일차적인 성향인) 범상한 실증주의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제가 사회적 현실 구성의 집단적 작업 속에서, 그리고 그것에 의해서 사회적으로 생산되어 왔음을 발견할 것이다.[각주:5][각주:6] (379)

   사회과학에서 인식론적 단절은 종종 사회적 단절, 그러니까 어떤 집단의 근본적인 믿음과의 단절, 때로는 전문가 집단의 핵심적인 신념과의 단절, 학자들의 공통 의견을 정초한 공유된 확실성과의 단절이다.(381)

 

5) 단절의 수단들과의 단절

   우리가 끊임없이 문제 삼고 체계적으로 의심을 품어야 하는 것은 사회학의 학문적 전통 전체이다.(391) ··· 범속한 상식, 혹은 범속한 형태의 학문적인 상식과 단절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는 단절의 수단들과도 단절해야 한다.(396) ‘인식론적 단절이라 불리는 것, 즉 일상적인 사전 구성물들 그리고 이들 구성물을 가공하는 데 일상적으로 작용하는 원리들을 괄호 치는 것은 종종 상식, 일상적 감각, (지배적인 실증주의 전통이 숭배하고 이상화하는 모든 것인) 빼어난 과학적 감각의 겉모습을 가진 사고방식, 개념, 방법들과의 단절을 전제로 한다.(397)

  사회과학의 가장 중요한 임무, 따라서 사회과학에서 조사 연구 교육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사고의 전환, 시선의 혁명, 사전 구성된 것과의 단절, 사회적 질서에서(그리고 과학적 질서에서) 사전 구성된 것을 지탱하는 모든 것과의 단절을 과학적 실천의 근본적인 규범으로 확립하는 데 있다고 확신할 때, 우리는 예언자적 교권을 행사하며 개인적인 개종을 요구하고 있다고 영원히 의심받을 운명에 처한다.(397)

 

6) 참여 객관화

   *“참여 객관화··· “연구자들에게 대상에 이해관심을 느끼게 만드는 애착과 집착 가운데 가장 깊고 무의식적인 것과의 단절, 다시 말해 그가 알고자 하는 대상과 맺는 관계와 관련된 모든 것과의 단절, 그가 정작 알고 싶어 하지는 않는 이 모든 것과의 단절을 요구한다.”(400)

  객관주의적 객관화의 한계에 대한 인식은 ··· 사회 세계, 특히 학문 세계 안에서 제도들이 총체적으로 연계되어 있으며, 그 효과는 세계에 대한 객관적인 진실과 ··· 체험된 진실(객관화된 주체들이 세상 일들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으로 객관주의적 분석에 맞설 때 제시하는 모든 것) 사이의 간극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이러한 이중의 진실사회 세계의 총체적인 진실을 구성하는 것이다.(402)

  *참여 객관화는 ··· 참여 사실 자체에 새겨져 있는, 객관화에 대한 이해관심의 가급적 완전한 객관화에 기반을 두고, 동시에 이러한 이해관심과 그 위에 서 있는 표상들에 대한 괄호 치기에 기반을 두는 한에서만 실현 가능하다.(409)

 

7) 기타

-일반적인 조사 연구 대상은 어떤 의미에서 문제를 일으킴으로써만 눈에 띈다는 사실 때문에 연구자들이 알게 되는 현실이다. 대개 연구자들은 어느 정도 자의적으로 규정된 인구 집단이 야기하는 사회 질서와 교화의 문제들을 연구 대상으로 채택한다. 이때 그 인구 집단은 노인’, ‘젊은이’, ‘이민자’, ‘-전문직’, ‘빈곤층등과 같이 사전 구성된 초기 범주의 연속적인 분할을 통해 생산된다.(365) ··· 가장 일차적이며 급박한 과학적 우선권은 사전 구성된 대상의 사회적 구성 작업을 자신의 대상으로 삼는 데 두어져야 할 것이다. 바로 거기에 진정한 단절 지점이 자리한다.(366)

-노숙과 빈곤사회정치적인 조건(즉 사회적 부의 생산과 분배를 둘러싼 투쟁에서 생기는 일군의 역사적 관계와 범주)으로부터 하나의 상태, 개인들을 계산하고 분할하고 훈육할 수 있게 해주는, 깔끔하고 명확한 원자론적 변인들에 의해 측정되는 상태로 변형된다.[각주 46] (387)

-여러 난점들 가운데 장의 경계라는 문제가 있다. 연구 대상 안에서는 누가 게임의 일부인지, 누가 실제로 ···라는 이름에 걸맞는지를 둘러싼 투쟁이 존재한다.(386) 개념 그 자체는 인증을 통한 규약화와 동질화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에서 언제나 쟁점이 된다. 즉 정당한 정의를 두고서 벌어지는 투쟁은 (그 내기물은 범위, 경계, 진입 권한, 때때로 정원 제한) 장의 보편적 속성이다.(387)

-경험주의적 포기[과학적인 구성 노력 없이 사회 안에서 경험적으로 주어진 대상을 연구에 그대로 취하는 태도]는 무언가 애쓰는 모습만을 보이고서 널리 승인 받는다.(387) 그것이 [연구 대상의] 자의식적인 구성을 피함으로써 과학적 구성의 핵심 절차들을 있는 그대로의 사회 세계, 즉 기성 질서에 맡겨 두고 그 결과 자동적으로 독사의 인준이라는, 본질상 보수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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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적으로 대단치 않은 대상을 과학적 대상으로 구성하는 것이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주요 대상을 예상치 못한 각도에서 접근하는 것 (354) [본문으로]
  2. *예시) 지배 계급은 우리가 권력이라 부르는, 현실적 실체를 소유한 실제 인구 집단을 나타내는 실재론적 개념이다. 내가 그러한 지배 계급보다는 ‘권력 장’에 관해 논하는 것은, ··· 실체론적 사고방식과 단절하기 위해서이다. 권력 장은 사회적 위치들 사이에 성립되어 있는 세력 관계를 뜻한다. 이 사회적 위치들은 그 점유자에게 권력 독점을 위한 투쟁에 진입할 수 있을 만큼의 사회적 힘 또는 자본을 보장하는 것이다. 권력 장에서 벌어지는 투쟁의 중요한 차원은 정당한 권력 형식의 정의를 둘러싼 투쟁이다.(366) [본문으로]
  3. 정치 장 그리고 특히 관료제 장(행정 장)의 특수한 역할. ··· 관료제 장은 ‘보편적인’ 사회 문제의 구성과 신성화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한다. 사회학자는 (다른 모든 사회적 행위자와 마찬가지로) 문제 설정을 가지고 고민하며, 그 시대의 사회정치적 분위기를 표현하는 문제들을 자기 이익을 위해 채택할 때마다 이 문제 설정의 중개자이자 지지자가 된다.(380) [본문으로]
  4. “언어는 모든 이에게 동일한 함정을 놓는다. 그것은 쉽게 접근 가능한 잘못된 분기점들의 거대한 네트워크이다.”(Wittgenstein, 1990[1978]). 사회에 대한 과학의 가장 심각한 장애물 가운데 하나는 “전승된 말하기 구조와 사유 구조”(Elias, 1991b[1970], 131). [각주 38] (382) [본문으로]
  5. 부르디외의 입장은 [사회 문제의] 상징적·조직적 구성이라는 사회적 작업의 기초를 그것이 일어나는 사회 공간의 객관적 구조 속에 둔다는 점에서 사회구성론적 접근과 실질적으로 다르다. 부르디외가 옹호하는 것은 ··· 주장 형성과 그 산물을 객관적인 조건에 인과적으로 연결시키는 ‘구조적 구성주의’structural constructivism이다. [각주 32] (379) [본문으로]
  6. 또한 사적이고 특수하며 개별적인 문제였으며 그렇게 남아있을 수 있었던 문제를 사회 문제, 즉 공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공공의 이슈, 또는 공식적 의사 결정과 정책의 대상, 법률과 법령의 대상이 되는 공식적인 문제로 전환시키기 위해 집회와 위원회, 협회와 연맹, 간부 회의와, 운동 조직, 시위와 탄원 운동, 청원과 토론, 투표와 저항, 프로젝트, 프로그램, 결의가 취해졌음을 알게 될 것이다.(379) [본문으로]